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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의 <포스트 트라우마 - Post TRAUMA>



日위안부피해자 만화기획전 내일부터 부천 앙코르
'지지 않는 꽃' 품에 돌아오다



  
▲ '지지 않는 꽃' 포스터, 최인선 그림

19명 작가가 그린 아픈 사연
프 앙굴렘축제서 세계와 소통
국내·외 응원 메시지 출판도


제41회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 지지 않는 꽃'이 18일부터 3월 16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내 앙코르전에 나선다.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지지 않는 꽃' 개막식에는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원혜영 의원과 김만수 부천시장, 만화가 이현세·박재동·김광성,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희재 이사장, 오재록 원장 등이 참석해 개막을 축하할 예정이다.

'지지 않는 꽃'이라는 주제의 이번 앙코르 전시는 이현세, 김광성, 박재동, 조관제, 김금숙, 신지수 등을 비롯한 19명의 만화가가 각자 특색 있는 스타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만화로 표현, 지난달 말부터 열린 제41회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축제에서 전 세계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등 세계인들과 소통했다.

특히, 이번에 출품된 '나비의 노래'(김광성 그림, 정기영 글)는 한국 전통의 화선지에 수묵채색 기법으로 표현해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동원돼 상상할 수 없는 고초를 겪는 소녀의 일대기를 장엄하게 그려내며 전시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 '나비의 노래'
또 '꽃반지'(탁영호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형상화해 제작된 '소녀상'을 모티브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가슴 아픈 사연을 전개한다.

전시장 한 쪽 마련되는 소원줄 벽에는 프랑스 및 전 세계인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하는 응원메시지가 전시되며, 또한 국내 관람객들의 응원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앙굴렘 전시 관람 후 프랑스의 조젯 다니엘씨는 "위안부피해자 만화기획전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굉장히 슬픈 이야기"라며 "이 소원줄 벽의 메시지는 모두 다 번역이 되어 출판이 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만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대표의원·원혜영, 정병국),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고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경기도, 부천시,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카툰협회,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가 후원한다.

부천/전상천기자


2014. 2. 17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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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접근 금지! 도대체 무슨 만화이기에…

[프레시안 books] <먼지 없는 방>·<사람 냄새>



르포 만화. 그러니까 르포르타주 만화를 처음 접한 것은 내 어린 시절, 유대인 아버지가 나치 독일의 학살로부터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아트 슈피겔만의 걸작 <쥐 : 한 생존자의 이야기>(권희종·권희섭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펴냄)를 통해서였다. (슈피겔만은 1986년 발간된 이 작품을 통해 1992년 만화로서는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족 중 누가 사왔는지, 아니면 선물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건 <쥐>는 어느 날부터 우리 집 서가에 꽂혀 있었다. 심심하던 유년기의 나는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읽었다. <쥐>를 읽게 된 것에도 별 계기가 없다. 아무 책이나 집어 들었던 것이다. 기분 나쁜 표지였다. 처음 책장을 넘길 때의 감상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판화 작업을 연상시키는 거친 펜-스트로크와 유대인을 쥐로, 독일인을 고양이로, 폴란드인을 돼지로 의인화한 왠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에 나는 사로잡혔다. 먼저 스타일에 반했다면 다음엔 밀도 높은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나 무거운 테마를, 진지한 필치로 다룬 작품을 그 어린 나이에 끝까지 읽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때 나는 '르포'라는 용어도 들어본 적 없던 꼬마였다. 몇 번의 이사 중 많은 책을 버렸음에도 <쥐>는 아직도 우리 집 서가 한가운데 꽂혀있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청년이 되었다. 그 동안 지나간 시간 중 작지 않은 부분을 나는 '만화'라는 장르의 열독자로 살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내가 르포 만화를 다시 접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 한국에서 나온 작품들을 만날 기회는 더욱 흔치 않았다. 간단하게도, 실제로 한국의 작가가 그린 르포 만화 자체가 거의 없던 까닭에서였다.

한국엔 (민중 미술의 영향을 받기도 한) 만화가들이 다수 존재했으나, 그들의 작업은 대부분 '시사만화'라는 형식으로 수렴되는 풍자적인 1컷 만화 혹은 4컷 만화가 주를 이루었다. 물론 풍자만화의 전통은 아주 오래되었고 또 그 나름의 감흥이 있었으나 스토리텔링과 드라마가 중요한 르포 만화의 감흥과는 전혀 다른 것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온 시사만화의 전통에 대한 존중과는 별개로 나는 한국의 소위 '사회파' 만화들에 대해 '아티스틱'하다는 인상을 받기는 힘들었다. 최호철의 <을지로 순환선>(거북이북스 펴냄) 정도를 빼면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리출판사의 '평화 발자국 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나온 용산 참사에 관한 젊은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내가 살던 용산>은 반가운 작품이었다. 김수박, 유승하, 신성식, 김성희, 앙꼬, 김홍모가 그린 단편들은 저마다의 스타일이 잘 살아있음은 물론 훌륭한 작화와 잘 조율된 드라마가 더해져 단편이라는 제한이 있음에도 하나하나가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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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냄새 :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김수박 지음, 보리 펴냄). ⓒ보리

이후 보리출판사에서는 같은 주제를 다시 다룬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평화 발자국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곧 이어 출간된 두 권의 책이 바로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돌아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김수박의 <사람 냄새 :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와 김성희의 <먼지 없는 방 : 삼성 반도체 공장의 비밀>이다.

미리 단언하자면, 이 두 권의 만화책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실제로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던 노동자 중 백혈병 등 각종 직업병에 걸렸거나 그로 인해 목숨을 잃기까지 한 노동자들이 적지 않으나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지고 있다. 2012년 3월 기준으로 반도체 노동자들의 노동 건강권을 확대하기 위한 네트워크 '반올림'에 제보된 전체 전자 산업에서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는 155명이다. 사망 제보는 62명이 들어왔다. 그런데 그 중 삼성은 각각 138명, 52명을 차지하고 있다. 대략 80~90퍼센트의 제보가 삼성과 관련되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제보된 것만 기록된 결과이다. <사람 냄새>에서도 잘 나와 있듯 삼성은 억지, 협박, 회유, 심지어 금품 제공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노동자들의 산업재해가 있다는 사실이 퍼져나가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제보되거나 알려지지 않은 산업재해가 얼마나 더 있을지는 짐작조차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삼성의 이런 행태를 고발하는 책이나 기사들은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그 이유는 막대한 경제 권력을 가지고 있는 탓에 삼성을 함부로 비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위 '진보 언론'을 포함한 수많은 매체들은 삼성의 광고를 받지 못하면 경영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실제로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냈을 때 광고 수주를 중단한 경우가 있다.). 출판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예로는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 펴냄)를 출간했을 때 중앙 일간지는 물론 대부분의 언론에서 광고를 원천봉쇄당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외부적 상황은 두 권의 만화책의 주요한 내용 중 한 파트인, 사기업이 아니라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준 행정 기관 중 한 곳인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재해 노동자들의 싸움과 맞물려 더욱 흥미로워진다. 공적인 절차에 의해 산업재해를 당한 '민원인'을 도와야할 공단이 오히려 삼성 대신 노동자들을 고소한 것이다. 이쯤 되면 국가와 시민 사회의 공공성이란 것이 과연 존재하긴 존재하는지를 먼저 물어야할 판이다.

표면적으론 '자유 시장'의 레토릭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은 자본과 국가 및 행정 기관의 적극적인 협업으로서만 유지되며, 필요한 경우엔 공단이건 매체건 시민 사회의 공적인 기능마저 경제 권력의 뜻대로 마비시키고 도리어 전유하는 2000년대 한국형 신자유주의의 역겨운 기만이 보는 사람 민망할 정도로, 너무나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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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 없는 방>(김성희 지음, 보리 펴냄). ⓒ보리

한편, 이러한 사회적 맥락을 떠나서라도 이 두 권의 만화책은 '내용'과 '스타일'의 측면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김수박, 김성희는 앞서 언급했던 용산 참사에 관한 두 권의 단편집에도 참여하며 특유의 개성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작에서, 그들은 단편에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예를 들어 화자의 시점을 변화무쌍하게 옮기며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거나 생소한 '공장'의 용어들을 의도적으로 과잉되게 배치함으로서 소격 효과를 노리는 등의-현대적인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무거운 주제에 눌려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장편 만화에 적절한 활력과 흐름을 부여해주고 있다.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가운데 산업재해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자체를 드라마틱하게 풀어내고 있기도 하다.

덕분에 독자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한 노동자의 비극적인 인생에 몰입하면서도 상황에 대한 지식을 함께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다. "사회적 사안을 소재화하는 저널리즘적 전통, 논픽션 사연을 다루는 방식, 사안을 설명하는 기술"(김낙호, '르포 만화에 퓰리처상을 주는 이유', <시사IN> 제131호)이 조화를 이룬, 두 권의 훌륭한 르포 만화가 탄생한 것이다.

그간 르포 만화가 뜸했던 한국 만화계의 입장에선 두 권의 본격적인 장편 르포 만화가 출간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권의 만화는 (모두 완성되어 출간된) 지금의 이 시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앞서 언급한 <삼성을 생각한다>와 같은 이유에서 <사람 냄새>와 <먼지 없는 방>은 현재 언론사 지면 광고를 거부당하고 있다. "광고 카피에서 삼성이라는 단어를 뺐으면 좋겠다" "삼성 광고가 이번에 들어가는데 이 같은 책 광고가 같이 들어가면 아무래도 광고 내용이 상충되고 광고주를 비판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미디어오늘>)는 등의 이유로 돈을 내도 광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연히 소개도 제한되어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10대 중앙 일간지 중에선 <경향신문>을 제외하곤 어떤 언론사에서도 이 책의 출간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역시 <미디어오늘>을 참고하자면 이에 대해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다. 들은 바도 없다"고 밝혔다 한다. 그러나 정말 무서운 것은 '강제하는 것'보다 '알아서 기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즉, 이 두 권의 만화책은 그 자체가 삼성과 산재노동자들의 투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동시에 그 자체로도 삼성이란 거대한 경제 권력과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나의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그리고 '시대정신'이 담겨져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역시 작품을 평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두 권의 만화책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음은 물론 지금의 시대와 불화하고 그에 맞서 저항하고 있기도 하다. 이 투쟁을 지지할 이유는 충분하다. 또한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만화책이기도 하다. 모든 측면에서, <사람 냄새>와 <먼지 없는 방>은 '작품다운 작품'이다.



2012. 5. 18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67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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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 이후, 젊은 만화가들은 왜 현실에 눈을 돌렸나



르포서 풍자까지 다양한 형식의 반란

만화가 박건웅씨는 2008년 5월을 잊을 수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저지’를 위한 촛불시위 현장에 있던 그는 시위 도중 수십명의 전경에게 군홧발 세례를 받았다.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힌 뒤 정신을 잃은 그가 깨어난 곳은 병원이었다. 뇌진탕 증세를 보인 그는 4일간 입원했고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잠만 잤다. 

이후 6개월간 아무것도 그릴 수 없었다. 펜을 손에 들면 무기력감과 우울증이 밀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꿨다. 하나님 믿고 회개한 연쇄살인범, 성폭행범, 고문기술자, 부정하게 돈을 모은 부자가 천국에 가서 그곳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반면 믿음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거나 난장판이 된 천국을 탈출한 사람들이 모인 지옥에는 오히려 새로운 희망이 싹텄다. 결국 천국과 지옥은 뒤바뀌었다. 박건웅 작가는 이 내용을 만화로 그려 경향신문 블로그에 연재했고, 다시 <삽질의 시대>(사계절)로 묶어냈다. 그는 “이전에도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주로 과거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촛불시위 이후 당대 현실 문제를 직접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건웅의 ‘삽질의 시대’ (36쪽)


박건웅 작가의 사례는 최근 한국 만화의 한 경향을 보여준다. 어린이용 학습만화와 인터넷 포털 연재용 웹툰으로 나뉜 한국 만화 시장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하는 작품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사건을 정밀하게 취재해 사실적으로 그리는 르포 만화부터 <삽질의 시대>처럼 풍자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표현주의까지 형식도 다양하다. 

<내가 살던 용산>(보리·2010)은 최근 르포 만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용산참사 1주기를 맞아 제작된 이 작품에는 김홍모·앙꼬·유승하씨 등 6명의 젊은 만화가가 참여했다. 작가들은 용산에서 사망한 철거민 5명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그들이 왜 망루에 올라가야 했는지를 취재해 그렸다. 수감자를 면회하고, 편지를 주고받고, 영안실과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르포 만화는 한국 출판 시장에서는 생소한 형식이지만, <내가 살던 용산>은 1만부 가까운 판매 실적을 보이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삼성 반도체 공장과 그곳에서 죽어나간 노동자들을 그린 만화 2종이 나란히 나왔다. 김수박 작가의 <사람 냄새>(보리)와 김성희 작가의 <먼지 없는 방>(보리)이다. 유족의 증언을 통해 노동자의 삶을 되살렸고, 반도체 공장 내부의 사정을 정밀하게 묘사했다. 

김홍모 외 5인의 ‘내가 살던 용산’ 중에서


왜 한국의 젊은 만화가들은 현실에 눈을 돌렸을까. 우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민주주의가 훼손된 이명박 정부의 현실이 만화가들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있다. 김홍모 작가는 “용산참사 현장에 많이 들렀고 이를 어떻게 만화로 알릴까 고민만 하는 사이 내 안에 있는 분노가 사그라지고 있다는 느낌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서둘러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출판사가 나서기도 전에 김 작가가 먼저 동료를 섭외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작가가 선뜻 제안에 응했다. 김 작가는 “철거민의 정당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가진 동료도 있었는데, 취재 과정에서 많이 변했다. 이후 이쪽 일에 더욱 적극적이 됐다”고 전했다. 김태희 사계절 편집팀장은 “촛불시위 이후, 문화 사업을 표방하는 출판이 현실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이 비겁하다고 느꼈다”며 “처음엔 기획이 무산되기도 했지만 결국 최규석·박건웅 작가 등을 섭외해 현실에 대해 촌철살인의 깨달음을 주는 ‘1318 만화가 열전’을 기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화 무크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내고 있는 위원석 휴머니스트 교양만화 주간은 “만화가들은 4대강 반대 집회에서도 많은 일을 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내왔다”며 “그런 역량이 출판사와 결합하면서 사회에 대한 묵혀 있던 불만이 표출됐다”고 말했다.

실제 요즘 만화가들은 작품활동 이외에도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다. 시위 현장에 나서는가 하면,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한다. 최호철·강풀·주호민씨 등 인기 만화가, 평론가, 스토리 작가 233명은 지난 10일 국민일보, MBC, KBS, 연합뉴스, YTN 등 언론사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범만화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토대로 한 릴레이 만화 시국선언도 기획하고 있다. 

최근 한국 만화의 경향은 영화, 문학 등 인접 장르와도 비교된다. 대기업 계열 투자·제작사 위주로 재편된 영화계는 대중의 취향에 영합하는 상업영화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독립영화 진영이 끝없이 사회 현실을 일깨우고 있긴 하지만, 배급과 마케팅 환경 등이 열악해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문학은 신경숙·공지영씨 등 일부 인기 작가를 제외하고는 대중과의 접점을 차츰 잃어가고 있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일본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은 소설이 계몽적인 역할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분석했다”며 “17~18세기 풍자화에서 시작했으나 이후 장르 만화, 우스개 만화로 발전해간 만화는 오히려 옛 전통을 되살려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만화는 풍자, 상상력이 기본인데 이는 현 정권의 코드와 극점에 있다”고 말했다. 위원석 주간은 “만화는 대중 예술, 거리 예술이라는 출발점을 갖고 있기에 만화를 소비하는 대중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삽질의 시대’ (42쪽)


출판사도 어렵고 복잡한 현실을 쉽게 전달하는 만화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인문서, 사회과학서에 바로 돌입하기 어려운 독자층을 공략하기에는 만화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유문숙 보리출판사 실장은 “애초엔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어린이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만화, 그림책 시리즈인 ‘평화 발자국’을 기획했으나, 곧 청소년이나 성인 독자층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기획 의도를 확대했다”며 “무거운 주제를 시각적으로 설득력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만화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살던 용산>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직 이들 현실비판적인 만화가 대중의 폭넓은 호응을 얻고 있진 못하다. 2권까지 나온 <사람 사는 이야기> 역시 기대보다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아 향후의 편집 방침을 고민하는 단계다. 

이 같은 만화가 최근 한국 만화의 주요 유통 경로인 포털사이트의 웹툰으로 소비되기엔 힘들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념적으로 무색무취함을 요구당하고 있는 포털사이트들은 정권, 대기업, 권력층을 비판하는 만화를 게재하기 어렵다. 게다가 최근엔 수구언론들이 학교폭력 사태의 원인으로 웹툰을 지목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서둘러 심의에 나서는 등 ‘마녀사냥’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선 취재와 작업에 시간이 많이 드는 사회 비판적인 만화의 재생산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만화가들은 대부분 어린이용 학습만화, 그림책 등의 작업으로 생계를 유지한 뒤 남는 시간을 이용해 사회 비판적인 개인 작업을 하고 있다. 

박인하 교수는 “최근 만화가들의 작업은 의미가 있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같은 주제라 하더라도 더욱 만화적인 언어, 구성, 특징을 만들어내거나 보수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벗어나 기존 언론사의 웹사이트에 연재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대중적으로도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웅 작가는 “개인 작업을 하는 만화가들은 사실 매우 정치적이지 않은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까지 나서 시국선언을 한다면 대체 세상이 어느 정도로 나쁘다는 이야기냐”라고 되물은 뒤 “풍자는 약자 최후의 무기”라고 말했다.



2012. 6. 1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6152129305&code=9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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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탐색]만화로 읽는 가자 지구의 비극
2012 02/14주간경향 962호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 조 사코 지음·정수란 옮김·글논그림밭·2만5000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자행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는 이스라엘 건국의 정당성을 대변해온 강력한 역사적 알리바이였다. 그러나 한 시절 처참하게 핍박당했다는 사실이 타 민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구실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점에서 팔레인스타인 문제는 이스라엘 최대의 역사적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 받은 만화작가 조 사코는 이스라엘의 아픈 부분을 가장 예리하게 들쑤셔온 사람들 중 하나다.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성실한 현장취재를 바탕으로 분쟁지역 르포 만화를 그려온 그는 1993~1995년 사이에 발표한 9부작 연작 만화 <팔레스타인>으로 1996년 미국도서출판대상을 수상하면서 ‘코믹 저널리즘’(만화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에서 2009년 출간돼 이번에 한국어판이 나온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은 전작 <팔레스타인>보다 더 두꺼운 분량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이번 이야기의 배경은 1956년 11월 수에즈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점령하면서 가자 지구 칸 유니스와 그 이웃 마을 라파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다. 

1956년 11월 칸 유니스에서는 민간인 275명이 사망했다. 라파에서는 111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두 사건 모두 공식기록에서는 자료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야기는 작가가 팔레스타인인 동료의 도움을 받아 당시 두 사건의 생존자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사건 당시 생존자들뿐만 아니라 그 여정에서 만난 수많은 인물들의 증언을 생생한 그림으로 극화한다. 이야기의 핵심은 민간인 학살 사건의 전모를 그려내는 것이지만, 작가는 펜촉의 보폭을 과거의 사건을 재현하는 것으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과거의 참극을 통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2000년대 가자 지구의 모습이 50여년 전과 비교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인 실업률은 50%에 육박하고 주민 70%는 최저빈곤선인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출입증 없이는 가자 지구를 떠날 수도 없고 다시 들어갈 수도 없다.

책이 다루고 있는 사건은 공식 역사에서는 거의 망각된 작은 사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가는 직업적 저널리스트를 부끄럽게 만드는 취재력으로 망각 속에 묻혀 있던 사건을 복원해냈다. 작가는 책 말미에 1956년 사건과 관련된 공식 기록, 2003년 5월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과의 인터뷰, 관련 통계, 참고문헌 등을 꼼꼼하게 덧붙여놓았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2012. 2. 14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6&artid=201202071711441&pt=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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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30(수) 03:00 편집

 

만화, 다큐를 만나다

 

 

 

거리를 감시하는 탱크와 아파치 헬기의 굉음이 일상화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담담히 보여준다. 1960년대 도쿄 근교의 시골 마을이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 후보지가 된 후 어떻게 피폐해졌는지를 다룬다. 전형적인 다큐멘터리나 논픽션의 소재들 같지만 아니다. ‘웃음의 매체’로 생각하기 쉬운, ‘만화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올해 초 출간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조 사코·글논그림밭)과 ‘우리마을 이야기’(오제 아키라·길찾기)는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사실을 기록한 만화다.

두 작품에서 보듯 현실을 고발하거나 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큐멘터리 만화’가 2010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대재앙’이라는 뜻의 ‘메즈 예게른’(파울로 코시·미메시스)은 1915∼1916년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다룬 다큐 만화다. ‘우국의 라스푸틴 1, 2’(이토 준지·시공사)는 일본 외교관 ‘라스푸틴’을 통해 러시아 정권의 실체를 파헤쳤고, ‘68년, 5월 혁명’(아르노 뷔노·휴머니스트)은 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학생운동을 한 세대가 지난 오늘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용산참사 이후의 삶을 그린 ‘떠날 수 없는 사람들’(김홍모 등·보리), 삼성 반도체공장 백혈병 사망 노동자를 다룬 ‘사람 냄새’(김수박·보리) 등 국내 작가들의 다큐 만화는 사회 현안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국내 작가들이 참여하는 다큐 만화 전문지도 나왔다. 출판사 휴머니스트는 지난해 12월 다큐 만화 잡지를 표방한 ‘사람 사는 이야기’ 창간호를 펴냈으며 이달 7일 2호가 출간됐다. 이에 앞서 출판사 길찾기는 지난해 1월 ‘만화를 통해 사회를 본다’는 취지로 격월간 만화잡지 ‘싱크(SYNC)’를 창간했다. 다음 달 9호가 나온다.

이렇게 ‘다큐’와 ‘만화’의 결합 시도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박석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콘텐츠비즈니스팀장(만화평론가)은 30, 40대 성인이 만화의 주요 소비층이 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1980, 90년대 초중고교 시절 만화책을 탐독한 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깊이 있는 정보와 사회 비판의식이 담긴 만화를 소비하기 시작했다는 것. 박 팀장은 “만화시장도 과거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였다면, 지금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상품군 개발이 필요해졌고, 다큐 만화 등 틈새 만화까지도 나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무겁고 어두운 현실을 만화 특유의 위트와 구성으로 그려내는 젊은 작가군이 형성된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만화평론가)는 “만화라고 하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픽션을 떠올리지만, 글과 이미지를 함께 보여주는 만화는 현실을 고발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큐 만화는 마니아 독자층을 중심으로 많게는 3000부가량 팔리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펴낸 위원석 휴머니스트 교양만화 주간은 “다큐 만화는 기존의 만화 독자 외 인문이나 역사,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은 이들까지 독자로 확보할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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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이야기

 

박건웅(지은이), 정은용 / 새만화책 / 2006, 2011

 

 

 

 

 

실화 소설 <그대, 우리 아픔을 아는가>를 원작으로 노근리 피난민 학살 사건을 만화로 재구성한 책이다. 작품 속에 생존자들의 증언과 '노근리 학살 사건 상황도' 등을 통해 당시 사건을 생생하고 일목요연하게 전달한다. 2010년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노근리사건 발생 60주년이 되는 해였다. 여전히 전쟁 이후의 역사전쟁과 인권전쟁은 종식되지 않았고, 그 불길은 타오르고 있다.

1부가 정은용(노근리사건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시선을 통해 6.25 전쟁의 시작과 전개, 피난, 가족의 이별과 생사의 엇갈림, 부산의 피난민 수용소에서 재회한 부인의 입을 통해 알게 된 아들과 딸의 비참한 죽음, 그리고 더불어 드러나게 되는 노근리 쌍굴다리에서의 미군 만행의 진상 등으로 전개되었다면, 진상규명의 지난한 과정을 다루고 있는 2부는 전후에 태어난 그의 아들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상흔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그것이 어떻게 극복되는가를 보여준다.

전후 억압적인 정치 상황 속에서 사건은 어둠 속에 묻히게 되고, 피해자와 유족들의 외로움 싸움이 촘촘하게 묘사된다. 사건을 사실로 만들기 위한 자료 수집 과정과 이를 통해 언론이 움직이고 사회와 마침내는 미 정부의 사과로 이어지는 과정은 전쟁이 헝클어 놓은 실타래를 푸는 또 하나의 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한쪽에선 죽이고, 한쪽에서는 치료해 주는’ ‘두 얼굴의 이방인들’로서 사람들의 생명을 손아귀에 쥔 자들이었으나, 명령 체계의 말단에서 학살을 실행한 이들 또한 체제의 피해자임을 보여 준다. 이것은 작품의 지향점이 반미가 아니라 반전이며 전쟁이 만들어지는 체제에 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4일간의 악몽, 60년간의 치유

노근리사건은 반세기 동안이나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슬픈 기억이자 아픈 상처였다. 그러나 노근리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의 불굴의 의지로 사건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났고, 끈질긴 노력의 결과로 1994년 2월 대한민국 국회에서 노근리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며, 이제는 전쟁인권과 평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노근리사건’을 만화로 재구성한 <노근리 이야기> 2부 ‘끝나지 않은 전쟁’은 정구도 노근리평화연구소 소장의 <노근리는 살아있다>를 원작으로 생존자들의 증언 등을 포함시켜 '노근리 학살 사건'의 참상과 이후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미 정부의 사과·보상을 위한 긴 싸움을 재구성한다. 1부가 정은용(노근리사건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시선을 통해 6.25 전쟁의 시작과 전개, 피난, 가족의 이별과 생사의 엇갈림, 부산의 피난민 수용소에서 재회한 부인의 입을 통해 알게 된 아들과 딸의 비참한 죽음, 그리고 더불어 드러나게 되는 노근리 쌍굴다리에서의 미군 만행의 진상 등으로 전개되었다면, 진상규명의 지난한 과정을 다루고 있는 2부는 전후에 태어난 그의 아들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상흔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그것이 어떻게 극복되는가를 보여준다.
전후 억압적인 정치 상황 속에서 사건은 어둠 속에 묻히게 되고, 피해자와 유족들의 외로움 싸움이 촘촘하게 묘사된다. 사건을 사실로 만들기 위한 자료 수집 과정과 이를 통해 언론이 움직이고 사회와 마침내는 미 정부의 사과로 이어지는 과정은 전쟁이 헝클어 놓은 실타래를 푸는 또 하나의 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명령에 따라서 움직이는 존재로 어두운 형체로서 표현된 가해자가 표정을 지닌 인간의 얼굴로서 등장한다. 그들은 ‘한쪽에선 죽이고, 한쪽에서는 치료해 주는’ ‘두 얼굴의 이방인들’로서 사람들의 생명을 손아귀에 쥔 자들이었으나, 명령 체계의 말단에서 학살을 실행한 이들 또한 체제의 피해자임을 보여 준다. 이것은 작품의 지향점이 반미가 아니라 반전이며 전쟁이 만들어지는 체제에 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2010년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노근리사건 발생 60주년이 되는 해였다. 여전히 전쟁 이후의 역사전쟁과 인권전쟁은 종식되지 않았고, 그 불길은 타오르고 있다. <노근리 이야기> 2부는 이 ‘끝나지 않은 전쟁’에 대한 기록이다.

 

 

‘노근리사건’이란···

한국 전쟁(6.25전쟁) 발발 1개월 후인 1950년 7월 25일부터 7월 29일까지 만 4일간, 대한민국 충청북도 영동군 하가리와 노근리 일대에서 참전 미군에 의해 발생한 피난민 대량 학살 사건을 말한다. 당시 미 제1 기갑사단과 인근 미 제25 보병사단에는 피난민 속에 적군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전선을 통과하는 모든 피난민을 ‘적으로 간주’해 총격을 가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지금까지 AP 통신 기자나 미 국방성 조사반에게 미군이 노근리에서 미간인을 공격한 사실을 증언한 참전 미군은 확인된 사람만 25명에 이른다. 1950년 노근리 사건 발생 직후, <조선인민보>는 사망자만 약 400명에 이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한 실정이다.
노근리 사건은 노근리 미군 양민 학살 사건 대책위원회의 활동과 AP 보도(2000년 퓰리처상 수상-탐사보도 부문)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으며, 한국 전쟁 중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의 구체적인 경우로 꼽히고 있다.
또한 아우슈비츠 유태인 학살 사건만이 부각되는 세계 현실 속에서, 제3세계 민간인 학살을 구체적으로 증언하며, 현재에도 진행 중인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에 의한 전쟁 중 민간인 학살 사건의 중요한 사례로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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