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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01 <스트리트H> 전승일 인터뷰










<인터뷰 전문보기>

 

 

간단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 오토마타

 

오토마타otomata는 레버, 캠, 크랭크, 링키지 등 간단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가리킨다. 오늘날 로봇 메커니즘의 출발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오토마타는 기원을 따지자면 고대 그리스, 우리의 경우에는 조선시대(자동물시계 자격루自擊漏를 그 시발로 본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과학적 원리와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의 형태로 자리잡게 된 건 그리 오래지 않다.

전승일 감독은 “가장 발달했다고 하는 영국에서도 예술적 양식으로 오토마타가 받아들여지게 된 건 최근이기 때문에 우리도 늦은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독학파’ 답게 장난감도 여러 대 분해해봤고, 아마존닷컴에서 주문했다는 이론서와 제작서들은 아마 국내 최다 보유를 자랑할 것이다.

독립 애니메이션 1세대 감독으로 더 유명한 전승일 씨가 오토마타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4년 경 인디밴드 못mot의 1집 수록곡 ‘cold blood’의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기계음이 매력적인 이 곡에 어울리는 인형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그러면서 처음으로 ‘관심 밖’의 존재였던 움직이는 인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애니메이션 안의 움직임 없는 인형은 애니메이션의 완성과 동시에 버려지는데, 처음으로 그 사실에 관심을 기울인 게 계기가 된 셈이다.

현재 전승일 감독은 KT&G 상상마당 창작교실과 워크숍, 강좌 등을 통해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오토마타를 전파하고 있다.

본래 일산에 있던 작업실을 망원동으로 옮긴 것도 더 많은 이들에게 오토마타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예술창작단체와 작업자들이 많은 동네 특성상 연대와 교류를 더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독립 애니메이션 1세대로 걸어온 길

 

전승일 감독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84학번이다. 평면 회화작업에 익숙한 교수들 앞에 졸업 작품이라고 애니메이션을 들고 온 건 그가 서울대 최초였다고 한다. 지도교수는 “이걸로는 평가를 못한다.”며 난색을 표했고, 결국 영상이 바탕이 된 드로잉 400여 점을 전시하여 통과했다.

대체 왜 애니메이션이었을까. 그 계기는 유럽의 작가주의 애니메이션과의 만남이었다. 이른바 ‘운동권’으로 1989년에 국가보안법으로 옥고를 치른 그는 3,4학년 수업을 함께 들었고 그러다가 유럽의 작가주의 애니메이션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거친 목탄 드로잉을 이용한 남아공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 같은 이들의 작업을 VHS테이프에 복제해서 여러 번 보고 또 봤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눈뜨게 된 그는 이후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며 본격적인 작업에 나서게 된다.

1995년에는 ‘미메시스’라는 제작사를 차리고 <내일인간>(1994), <순환>(1996), <미메시스 TV-에피소드>(2000), <하늘나무>(2003), <오월상생>(2007), <예산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2009) 등 연출작을 선보였고,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 서울인권영화제,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리용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등에 출품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주영화제 애니메이션 비엔날레 프로그래머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공공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ImageAct 전>(2003), <코리안 제노사이드전>(2007), <놀자! 오토마타전>(2011) 등 다양한 전시도 치렀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오월상생>은 5곡의 민중가요에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작품으로 충격과 공포가 아니라 기억과 애도로 5월 광주를 성찰해야 한다는 의도를 잘 담아낸 작품이다.

 


 

국가폭력으로 인한 상처 치유 프로젝트, 포스트 트라우마

 

2012년 전승일 감독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로 수감되는 과정에서 20여 년 전 ‘남영동’에서 겪었던 상처가 전혀 아물지 않았음을 깨닫게 됐다. 정신과 진단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 통원치료를 받으며 ‘Post-TRAUMA'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Post-TRAUMA는 전승일이라는 한 개인과 우리 사회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국가폭력의 상처와 고통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예술적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작업은 얼마 전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가 가장 다루고 싶다고 생각해온 1987년 부산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루는 장편 다큐멘터리 작업(감독 전상진)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유일한 생존자인 한종선씨가 증언하고 박래군 인권운동가와 전규찬 교수가 쓴 책《살아남은 아이》가 출간되면서 다시금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부산형제복지원 사건은 희생자만 500여 명이 넘는 전례 없는 인권유린 사건이다. 이 다큐작업에서 전감독은 애니메이션 파트를 담당할 예정이다.

“80년대의 폭압적 상황을 보여주는 데 뉴스 릴테이프 삽입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중 삼중 사중 억압구조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니메이션이다. 그 애니메이션에 오토마타를 결합시켜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예를 들어 수천 명의 수용자들의 집단 구보신,  구타신에서 러닝타임 중 30초라도, 강력한 시각적 전달을 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시도라고 본다.”

그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동안만큼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고 평화롭다고 했다. 그러니까 오토마타도 그에겐 일종의 치유작업인 것이다.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 아름다운 모션을 완성하는 오타마타는 이미 새로운 ‘놀이와 예술’로 우리 곁에 와 있다.

 

www.iloveotomata.com 

글․사진 | 정지연



http://www.sangsangmadang.com/academy/community/focusView.asp?seq=74455









Posted by 미메시스 미메시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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