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한 컷>

 

"중앙대 총학생회장 이내창, 27년째 의문사"

 

 

전승일

 

 

 

 

생전의 고(故) 이내창 열사 / *사진협조: 이내창기념사업회

 

 

‘의문사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제정 2000년, 폐지 2009년)에 따르면, “의문사(疑問死)는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의문의 죽음으로서, 사인이 밝혀지지 않고, 위법한 공권력의 직접·간접적인 행사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죽음을 말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즉, ‘의문사’는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경찰·군(軍)·국가정보원 등 국가 기관의 위법한 공권력으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죽음을 가리킨다.

 

1989년 8월 15일, 전남 거문도 외딴 바닷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이내창 의문사 사건’은 80년대 대표적인 의문사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이내창이 혼자 바람을 쐬러 거문도에 내려가 유림해수욕장 해변가 암석지대에서 미끄러져 실족한 후 익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유가족 및 중앙대 교수들과 학생 등으로 구성된 ‘고 이내창 학생 사인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내창(당시 예술대학 조소과 재학 중)씨가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으로 바쁜 일정 중에 300km나 멀리 떨어진 거문도에 혼자서 갈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며, 실족으로 인한 익사라고 하기에는 사체 상태와 현장 지형 등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한편 대통령 직속 기구였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활동기간:2000년~2004년) 조사에 따르면, 이내창 사망 사건의 “사인 감정을 의뢰한 대한외상학회 홍윤식 박사 및 일본 법의학 카미야마 박사의 감정 소견을 종합하면, 사인은 익사이지만 두부와 안면에 집중적인 상처가 있는 것으로 보아 타자의 외력에 의한 뇌진탕 또는 좌상(외부로부터 둔중한 충격을 받아 신체 내부의 조직이나 내장이 다치는 것)으로 의식 소실 상태에서 익수되어 익사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토양감정 분석결과를 보면 사망 당시 이내창이 신고 있던 신발 밑에서 적출된 토양과 경찰에서 지적한 이내창의 실족 지점(유림해수욕장 남쪽 220m 지점)의 토양이 서로 상이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직원과 서울시경 및 대전시경 경찰관 다수가 이내창씨와 함께 거문도에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내창은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면서 반독재 민주화운동·통일운동·민족미술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 과정에서 국가안전기획부의 내사공작과정에서 거문도로 유인 및 납치되어 사망하였을 개연성이 높기에 민주화운동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안기부(국정원)의 비협조로 직접적인 관련자를 확보하지 못했고, 또한 당시 동행자 및 감시자들로 추정되는 자들이 위원회 조사과정에서 부인진술로만 일관하고 있어 이내창의 사망 경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규명하지 못하였다”고 밝히면서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에는 “이내창의 죽음은 위법한 공권력의 직·간접적인 행사에 의한 사망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라는 ‘소수의견’이 남아 있다.

 

이내창 열사가 통한의 죽임을 당한지 27년이 지났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죽음은 정확한 사망 경위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의문사’로 남아 있고, ‘가해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현재 이내창 열사의 묘지는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 안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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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컷>

 

"박정희 몰락의 도화선, YH 김경숙 사망 사건"

 

 

전승일

 

 

 

 

<YH 무역> 농성 투쟁 중 사망한 김경숙 열사

 

 

1979년 8월 9일부터 8월 11일까지 가발 및 봉제품 수출업체인 <YH 무역>의 여성 노동자 200여 명은 회사의 일방적인 폐업 조치에 항의하며 “배고파 못살겠다! 먹을 것을 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당시 야당인 신민당사(총재 김영삼) 건물 4층 강당에서 농성과 시위를 벌였다.

 

8월 11일 새벽, 경찰은 1200여 명의 병력으로 편성된 ‘101호 작전 부대’를 투입하여 강제 진압과 해산 작전에 나섰다. 진압부대는 강제 해산 과정에서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곤봉 등 진압장구 이외에 벽돌, 쇠파이프, 의자 등 불법적인 도구까지 사용하여 농성 중이던 YH 노조 여성 노동자, 신민당 의원 및 당직자, 그리고 취재기자들까지 무차별 구타했다. 이 진압 과정에서 한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다. 당시 21세였던 그녀의 이름은 ‘김경숙’이다.

 

당시 경찰은 김경숙의 사망 경위를 “진압 작전 개시 30분 전에 스스로 동맥을 끊고, 건물 4층에서 주차장 쪽으로 투신자살하였다”고 발표했고,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서 보도했다.

 

그러나 2008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김경숙이 추락 사망한 시각은 경찰의 강제 해산 작전 개시 이후였고, 사체에는 동맥을 절단한 흔적이 없으며, 오히려 손등에 쇠파이프와 같은 둥근 관에 가격당한 상처와 후두정부에 치명적인 상처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추락 지점도 경찰 발표와 달랐다”고 밝혔다. 즉, “김경숙의 사망 원인은 투신자살이 아니라, 경찰의 강제적인 폭력 진압 과정에서 구타당한 후 추락사한 것”이며, “진압 작전 직전 투신자살이라고 밝힌 경찰 발표는 김경숙 사망 원인에 대한 진상은폐와 왜곡행위로서 중대한 조작이며, 또 다른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29년 만에 진실규명 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문동환, 고은, 이문영, 서경석 등 재야인사들이 구속되었고, 신민당사 강제 진압에 항의하며 박정희 정권에 대항하던 신민당 김영삼 총재는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당했다. 1979년 8월 여름, YH 여성 노동자들의 농성 투쟁과 김경숙 사망사건은, 1979년 10월 부마항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장기집권 해온 박정희 유신체제는 10.26 사건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현재 김경숙 열사의 묘소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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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컷>

 

"경산 코발트 광산의 비극"

 

 

전승일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쏟아져 나온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골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이승만이 대전에 머무는 동안 바로 그 곳에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다. 당시 국군과 경찰은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적어도 4900여 명에서 7000여 명의 대전 형무소 재소자 및 보도연맹원들을 산내 골령골로 끌고 가서 집단학살한 것이다. 이는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반인도적인 집단학살 사건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1950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경북 경산에서 또 다시 대규모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국군과 경찰은 대구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재소자들과 예비검속된 대구·경북 국민보도연맹원 등 3500여 명에 이르는 민간인들을 경산시 평산동 폐코발트 광산과 인근 대원골 등지에서 집단학살한 후 경산 코발트 광산 갱도 내부에 집단 암매장한 것이다.

 

경산 코발트 광산은 1930년대 일제가 태평양전쟁에 소요되는 군사용 코발트 공급을 위해 채광을 시작한 대표적인 식민 수탈지로 2차 대전 종전 직전 폐광되어 방치되어 오다가 1950년 대규모의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지역이다. 학살은 매우 잔혹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포승줄에 묶인 채 수십 대의 군용트럭으로 실려온 사람들은 수직갱도 입구에 나란히 세워진 뒤 총살되거나 산 채로 수장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는 도끼 같은 예리한 흉기로 가격당하거나 기름에 불태워지는 등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회에 걸쳐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학살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을 하였고, 2009년 경산 코발트 광산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하여, “이 사건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일차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군과 경찰이.. 사람들을 불법 학살한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이다. 비록 전시였다고 하더라도 범죄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민간인들을 예비검속하여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살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다”라고 진실규명 결정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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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의 운동화"

 

 

전승일

 

 

 

87년 7월 9일 이한열 열사 ‘민주국민장’과 복원된 ‘운동화’

 

 

1987년 6월 9일

 

교문 앞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직격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는 한 달여 동안 사경을 헤매다

 

7월 5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뇌손상과 폐렴에 따른 심폐기능정지로 끝내 숨을 거두었고

100만여 명의 추모 인파가 모인 가운데

 

7월 9일 ‘민주국민장’이 치러졌다.

 

‘李韓烈군 永訣... 추도人波 100만’이라는 제호의

<조선일보> 87년 7월 10일자 1면은

동판으로 제작되어 배은심 어머니께 전달되었고

이 신문 동판은 현재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87년 당시 연세대 시위 현장에서는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 한 쪽이 발견됐다

 

<이한열기념관>은 2015년에 이 낡고 심하게 훼손된 운동화를

‘김겸미술품보존연구소’에 의뢰하여 보존처리 작업을 하고 원 상태로 복원했다

 

복원된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는

유물번호 ‘A007140007’로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되어 있고

 

이한열 열사 운동화 복원 과정은

소설가 김숨에 의해 <L의 운동화>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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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컷>

 

"문경 민간인 학살 생존자 채의진 선생"

 

 

전승일

 

 

‘(재)진실의 힘’은

6월 26일 “유엔 고문 생존자 지원의 날”을 맞이하여

 

문경 석달마을 민간인 학살 사건의 생존자 채의진 선생과

정희상 기자를 제6회 <진실의 힘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문경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은

1949년 12월 24일, 86명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국군에 의해 무참히 학살당한

한국전쟁 이전의 대표적인 반인도적 민간인 학살 사건이다

 

당시 민간인 학살 희생자 86명 중 42명이 여성이었으며

22명은 열 살 이하의 어린이였다

 

그리고 5명은 한 살의 아기였다

 

당시 열세 살이던 채의진 선생은

어머니, 형, 누나를 포함하여 무려 9명의 가족이 학살당했다

 

채의진 선생은 평생 동안 민간인 학살 진실규명 운동을 해왔으며

정희상 기자는 80년대 말부터 언론을 통해

한국전쟁 전후 전국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사건의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해왔다

 

 

문경 민간인 학살 추모시비에는

류춘도 시인의 시

“이름 없는 아기 혼들 - 석달동 양민 학살 때 죽은 아기들을 생각하며”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산 넘어 넓은 세상 머물 곳 찾아

구천 떠도는 어매 아배 기다리며

석달 마을 산 모퉁이에

이름 없는 아기 혼들 울고 있네

 

아가들아 아가들아

이름 없는 아가들아 울지를 말고

피묻은 아배 조바위 쓰고

눈물 젖은 어매 고무신 신고 놀지

 

아가들아 아가들아 오늘 밤은

어매 품에 안겨 아배 등에 업혀

백토로 사라지기 전 그 옛날처럼

좋은 세상 꿈꾸며 잠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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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의진 선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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