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다큐 ‘두개의 문’ 매진 돌풍
“개봉 이후 하루하루가 기적 같다”
16개관서 개봉…4일만에 5900여명
독립영화 최단기간 1만관객 넘을듯
야당·아이돌팬 등 단체관람 이어져
차분한 시선으로 사건 실체 재구성
홍지유 감독 “특사·국정조사 계기로”
한겨레 송호진 기자기자블로그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을 보기 위해 24일 오후 관객들이 서울 종로 신문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의 극장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3일 저녁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민간 독립영화 전용극장 ‘인디스페이스’. 110석을 꽉 메운 관객은 상영 직후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역시 매진된 다음 회차의 상영을 기다리던 관객들까지 미리 들어와 극장 뒷줄에 서서 들을 정도였다. 비슷한 시간 이 영화를 상영한 인디플러스, 메가박스 코엑스, 씨지브이(CGV) 대학로 등 다른 서울 극장들도 매진이었다. 공동 연출자인 김일란 감독은 이날 관객에게 “개봉 이후 하루하루가 기적 같다”고 말했다.

 

 2009년 1월20일 일어난 용산참사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감독 김일란 홍지유)이 개봉 첫주부터 매진 열풍 속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불과 전국 16곳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24일까지 관객 5852명을 모았다. 평일 개봉 첫날부터 서울 상영관이 매진되며 독립·예술영화 부문 ‘1일 관객수’ 1위로 출발했다. 영화를 배급한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는 “16개관에서 (하루 25차례) 상영하며, 첫주부터 매진과 동시에 5000명을 넘긴 건 독립영화사상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주에 이 정도 개봉 규모의 독립영화로는 최단기간에 1만명을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영관이 적은 독립영화들은 5000명 넘기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다큐영화 <종로의 기적>도 개봉 5주차에 와서야 관객이 5000명에 이르렀다. 초반부터 인기를 끈 독립 장편영화 <파수꾼>도 20개관에서 상영한 첫 주 관객은 3977명이었다. 2009년 296만명을 모은 다큐 <워낭소리>가 개봉 첫주 하루 30여차례 상영하며 7020명을 모았을 뿐이다.

 

 <두 개의 문>은 국내외 상업영화까지 통틀어 ‘네이버’와 ‘예스24’ 예매 순위에서 6위에 올랐다. 인디스페이스 쪽은 “독립영화이니까 예매하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하고 왔다가 매진된 걸 보고 돌아간 분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예매 없이 보기 힘들 만큼 흥행 영화가 된 배경엔, 우선 침착한 시선으로 용산참사를 돌아본 연출의 힘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두 개의 문>은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숨진 용산참사 당시 영상, 경찰들의 법정 진술과 철거민 쪽 변호인들의 의견 등을 통해 참혹했던 ‘그날’을 재구성하며 국가 공권력의 폭력성을 되돌아본다. 정지영 영화감독은 “유가족의 인터뷰 등이 아니라 용산참사 공판 증언 등으로 사건의 추이를 쫓아가면서, 극영화를 보듯 사건 실체에 접근하는 독특한 작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성 짙은 영화 <도가니> <부러진 화살>이 흥행했듯, 정의에 대한 갈망과 망각에 대한 반성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김일란 감독은 “(정치·사회의) 절망적 상황을 희망의 에너지로 바꾸고 싶은 사람들의 바람이 이 영화와 접점을 이뤄 발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만난 관객 황지훈(29)씨는 “용산참사가 잊혀져가는 것을 마음의 짐으로 느끼다가, 이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아는 사람 9명과 함께 보러 왔다”고 했다.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선 “진실과 마주할 힘과 용기를 준 영화”라는 평들이 올라오고 있다.

 

 극장 개봉 비용으로 모두 3000여만원을 후원한 변영주 영화감독 등 834명의 배급위원단이 주변 사람들을 데리고 극장에 오거나, ‘트위터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인 것도 힘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관한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하루 2~3회씩 안정적으로 상영을 보장하는 것도 흥행의 밑받침이 되고 있다.

 

 <두 개의 문> 사이트(blog.naver.com/2_doors)를 통한 단체관람 신청도 힘을 보태고 있다. 홈리스행동·국가인권위·야당 국회의원실 등에서 단체관람을 했고, 오는 30일 진보신당에선 서울 씨지브이 용산 1개관을 빌려 보기로 했다. 아이돌 그룹 제이와이제이(JYJ) 팬들도 30일 서울 인디플러스 1개관에서 단체관람을 할 예정이다.

 

 이번주부터 상영관이 전국 21개관으로 조금 확대되지만, 온라인상에선 “복합상영관에서도 보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전국 스크린 수는 1974개(2011년 기준)에 달한다.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는 “결국 씨지브이·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복합상영관들이 (상영 기회의) 문을 더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두 개의 문> 제작진은 이 영화가 용산참사 철거민 8명의 석방과, 강제진압이란 ‘진실의 문’을 여는 계기로 확산되길 원했다. 홍지유 감독은 “(구속된 철거민들의) 8·15 특별사면을 위한 시민서명과,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이뤄지도록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기사등록 : 2012-06-24 오후 06:50:40 기사수정 : 2012-06-25 오전 09: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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